SK하이닉스, D램 프로브카드 국산화…양산 라인 적용 임박

프로브카드. (이미지=솔브레인)
프로브카드. (이미지=솔브레인)

SK하이닉스가 D램용 프로브카드를 국산화한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결함을 검사하는 부품으로, 그간 D램용 제품은 미국과 일본산에 의존해왔다. 국산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따라 D램용 프로브카드 물량 증가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 수혜도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국내 업체가 개발한 D램용 프로브카드 최종 품질 테스트를 끝내고 양산 라인 적용을 준비 중이다. 솔브레인이 HBM용, 티에스이(TSE)가 범용 D램용 프로브카드 신뢰성 평가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크로투나노도 SK하이닉스로부터 HBM용 프로브카드 납품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프로브카드 업체들이 테스트를 통과한 만큼 3분기부터는 제품 공급이 시작돼 양산 라인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용 프로브카드를 미국 폼팩터와 일본 마이크로닉스재팬(MJC)에서 조달했다. 이미 국산화가 이뤄진 낸드플래시용 프로브카드와 달리 D램용 제품은 기술 난도가 높아 외산 의존이 심했다. 낸드용 프로브카드는 핀 수가 약 3만개인 반면 D램용은 최대 10만개로 2~3배 이상 많은 점이 기술 장벽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높은 외산 의존은 D램용 프로브카드 가격 통제가 어려워 원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제한적인 공급망에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안정적인 조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국내 협력사들에 D램용 제품 개발을 적극 요청해왔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HBM 수요 급증도 D램용 프로브카드 국산화를 앞당겼다. 여러 D램을 수직으로 쌓는 HBM은 일반 D램 대비 3배 이상 많은 프로브카드가 필요하다. 물량 자체가 늘어나는 만큼 국산화를 통한 국내 공급망 구축도 필요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D램용 프로브카드 국산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우위에 있고, 제품 생산량도 많아 프로브카드 국산화에 더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국산 D램용 프로브카드를 양산라인에 적용하면 소부장 업계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부품사들이 기술력 고도화를 인정받은 결과로, 해외 거래선까지 공급을 확대할 수도 있다.

부품사들의 수익 개선도 가능해진다. 낸드용 프로브카드는 단가가 1억~1억5000만원 정도인데, D램용 제품은 2억원 수준으로 고가다. 고부가가치 제품은 5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국산 프로브카드 도입에 대해 “공급망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