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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결국 기업회생…온오프라인 덮친 미정산 공포 [라이프앤스톡]

최유빈, 김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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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정산 지연 사태를 겪던 명품 플랫폼 발란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밟습니다.

수억원대의 미정산금이 묶이는 등 지난해 '티메프 사태'와 닮은 점이 많은데요.

올해 초 홈플러스부터 발란까지,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유통업계가 휘청이는 모습입니다.

최유빈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앵커1> 국내 명품 플랫폼 업계 1위 발란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정산 지연 사태를 겪던 발란이 오늘(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당초 발란은 지난 24일, 정산 지연이 ‘오류’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실리콘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재무 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판매자에 과지급된 금액이 확인됐고, 이를 재조정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산일을 공지하겠다던 지난주 금요일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요.

이날 자정 무렵부터 카드사와 PG사(결제대행업체)가 모두 철수하면서 신규 결제도 중단됐습니다.

결국 오늘 오후 열두시반, 기업회생 신청을 알렸습니다.

판매자들이 발란 본사를 찾아가 항의할 것에 대비해, 전 직원은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건물 관계자 : 지난주하고 이번주, 별다른 통보 있을 때까지는 재택근무를 진행하실거다.]

발란은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채권으로 분류되는 정산 대금은 일시 동결되는데요.

발란의 입점사 수는 1300여개로, 현재 미정산 금액은 약 130억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앞으로 정산일이 도래하는 대금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2> 이번 발란 사태는 여러모로 지난해 '티메프 사태'와 닮은 점이 많다고요.

맞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도 정산 지연 초기에는 단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정산이 어려운 재무 상황임이 드러났죠.

발란도 사태 직전까지 신규 판매자를 공격적으로 모집했고요.

지난해 말부터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할인쿠폰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입점업체 말 직접 들어보시죠.

[발란 입점업체 : 이상한 거는 손님들한테 과도하게 쿠폰을 줬다는 거예요. (상품을) 200만원에 올렸으면 손님들이 실질적으로 구매할 때는 140만원, 150만원 정도로 구매하는 거예요. 저는 5000~6000 안팎이지만, 다른 분들은 1억씩 되고 2억씩 되고 5억씩 되는 분들도 계십니다.]

발란은 2015년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데요.

지난 2023년 기준 매출액은 400억원 수준으로 1년 만에 반토막났고, 영업손실은 1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누적 결손금만 800억원 규모로, 완전 자본잠식상태입니다.

한때 3000억원으로 평가받던 기업가치는 10분의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일명 ‘머트발’로 불리는 머스트잇과 트렌비도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커졌는데요.

각각 누적 결손금은 200억원, 600억원대에 달합니다.

앵커3> 과거 ‘티메프 사태’ 이후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나요?

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일명 '티메프 방지법'을 마련했는데요.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내에 정산하고, 판매대금의 50%를 별도 예치하는 게 골자입니다.

이커머스가 파산해도, 입점업체가 판매 대금 절반은 돌려받을 수 있게 한 겁니다.

발란도 이 개정안 대상에 포함되는데요.

하지만 법안에 대한 여야 의견차가 큰 데다, 탄핵정국으로 법안은 국회에 표류 중입니다.

또 지난해 9월, 발란은 미정산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산대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는데요.

알고 보니 PG사가 결제 대금을 보관·관리하는 '에스크로'가 아니라, 발란이 PG사에 정산대금을 입금하면 1시간 내로 판매사에 이체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4> 최근 유통업계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티메프부터 올해 초 홈플러스까지 미정산 불안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새벽배송대행 기업 팀프레시도 대금 정산 지연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는데요.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유입된 유동성이 빠지면서, 유통업계가 한 차례 정리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이커머스에서는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입니다.

완전 자본잠식에 놓인 커머스 플랫폼은 에이블리, 정육각 등이 거론되는데요.

결국 쿠팡과 네이버쇼핑 등 대형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정연승 /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기업의 부도라든지 여러 가지 지급 불능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 온라인 또 오프라인에 유통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지 않겠나.]

앵커> 잘 들었습니다.

최유빈, 김가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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