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많이 쓰면 바보 된다고?"…특정 계층이 쓰면 '치매' 위험 확 낮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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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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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면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디지털 치매' 가설이 과학적으로 반박됐다. 오히려 디지털 기술 활용이 노년기 인지 저하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에 따르면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재러드 벤지 교수팀은 성인 41만여 명의 디지털 기술 사용과 인지 기능 관계를 분석한 57개 연구를 종합 분석했다.

분석 결과 디지털 기기를 적극 활용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인지장애 위험이 58%나 낮았다. 연구팀은 "이는 디지털 치매 가설과 완전히 모순되는 결과"라고 밝혔다.

벤지 교수는 "기술 노출이 오히려 인지적 예비력을 형성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완충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평균 68.7세 성인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 사용 정도와 인지 능력 변화를 추적했다. 평균 6.2년간 진행된 종단 연구에서도 디지털 기술 사용은 인지 능력 저하 위험을 평균 26%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효과가 인구통계학적,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해도 유의미하게 유지됐다는 점이다. 단순히 교육 수준이나 경제력이 높아서가 아니라, 디지털 기술 사용 자체가 인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그동안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면 직접 기억하고 계산하는 능력이 퇴화한다는 '디지털 치매' 우려가 있었다.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한 첫 세대가 치매 위험 연령에 진입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히려 디지털 기술 사용이 꾸준한 인지적 자극을 제공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준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디지털 기기 활용이 노년기 인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노인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술 사용과 인지 건강의 정확한 인과 메커니즘을 밝히고, 어떤 유형의 디지털 활동이 가장 효과적인지 파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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