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주가 70% ‘껑충’
기술수출 바이오주 ‘관세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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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發) 관세 리스크 커지면서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주도주를 팔고 중소형 바이오주 수집에 나섰다.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중심 바이오주는 관세 사정권에서 벗어난 데다가 중소기업의 기술 이전 소식이 외인 매수세를 부채질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항체 전문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전날까지 외국인들이 519억원을 사들이며 외국인 순매수 종목 3위에 올랐으며 펩트론은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은 펩트론 주식 431억원 사들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 주도주 대신 코스닥 바이오 벤처 기업을 매수하고 나선 것이다.
헬스케어 관련 지수도 선방했다.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5.73% 올라 지수 가운데 등락률 상위 3위에 올랐다. KRX헬스케어도 5.58% 오르며 등락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KRX반도체, KRX자동차 등 수출 중심의 주도주로 구성된 지수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중소 바이오주 가운데 에이비엘은 4조원 규모의 이전 계약 소식에 이달 주가가 70% 가까이 뛰었다. 이달 초 3만6800원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전날 기준 6만2200원까지 올랐다. 이달 2조원에 미치지 못했던 시가총액은 시가총액 3조원 돌파하며 코스닥 13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날 프리마켓에서도 1.93% 가까이 오르며 바이오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이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를 부양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일 에이비엘바이오는 대형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4조 1000억원에 이른다.
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약물을 흡수하지 못해 장애물로 여겨졌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해 약물을 뇌 속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펩트론 주가도 16만 83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7일 종가 10만 7400원이었던 펩트론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해 11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 시총 순위 10위에도 올랐다. 펩트론은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펩타이드 기반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일라이릴리와 공동연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연구원은 “K-바이오는 빅파마와의 기술이전에 따른 리레이팅(재평가)이 지속되며 코스닥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