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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보다 포장박스가 무겁네”는 이제 옛말…불타오르는 제지업계 기술전쟁

이호준 기자
입력 : 
2025-04-15 08: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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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제지 업계의 종이와 박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저평량 고강도 골심지가 미래 포장재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제지는 신문용지 초지기를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46g/㎡ 저평량 골심지 생산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강도와 경량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적이고 가벼운 포장재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존 관행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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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이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제지 업계에서는 상품 포장과 관련한 종이와 박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지 회사들이 더 가볍고 튼튼한 포장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얇으면서도 강도가 높은(저평량 고강도) 골심지가 미래 포장재로 떠오르고 있다.

포장용 산업용지의 대표 격인 골판지 원지는 폐지를 주원료로 표면지(겉지)와 이면지(속지), 표면지·이면지 사이에 들어가는 구불구불한 골심지로 구성된다. 이때 구불구불한 종이 주름이 트러스 구조와 비슷해 내구성이 좋고 충격을 잘 흡수한다.

저평량 강화 골심지를 적용한 포장재는 기존 고평량 포장재보다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세진다. 박스가 가벼워지면서 운송단가를 줄이고, 종이 소비와 폐지 발생이 줄어 친환경적이다. 또 골심지 원지 사용량이 줄어 제지회사 입장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이런 장점 때문에 유럽, 중국 등에서는 저평량 강화 골심지가 골판지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 중국 등에서 가동하고 있는 최신 초지기(종이를 생산하는 기계)는 대부분 70~90g/㎡ 저평량 골심지 생산에 최적화돼 있다. 반면 한국은 아직 도입 초기 단계로 사용 비중이 현저히 낮고, 국내 업체들의 초지기 역시 대부분 110g/㎡ 이상의 두꺼운(고평량) 골심지 생산에 맞춰져 있다.

대한제지 관계자는 “포장재가 단순한 보호재를 넘어 물류비 절감, 환경 규제 대응, 고객 경험 향상이라는 세 가지 미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기술 트렌드가 얇지만 튼튼한 포장재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제지가 글로벌 변화에 맞춰 신문용지 초지기를 활용해 저평량 강화 골심지 생산에 성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46g/㎡까지 생산 가능하며, 신문용지 생산에 특화된 정밀 제어기술을 응용해 얇은 평량에서도 고강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제지 업계에서는 친환경적이고 가벼운 포장재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국내 시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제지 업계 관계자는 “박스 중량이 총 판매 중량에 포함돼 더 무거운 박스를 선호하는 국내 농산물 유통가의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며 “‘얇으면 약하다’는 고정관념 역시 깨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지 업계는 실제 사용 데이터에 기반한 성능 입증과 고객사와의 공동 테스트 등을 진행해 인식 전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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