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또 만난 한중일… 트럼프 2기 들어 거리 좁히는 3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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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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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내년 '한중일 문화 교류의 해'로
한 달 새 장·차관 세 차례나 만난 3국
트럼프 관세 전쟁에 관계 강화 모색
한국, 중국, 일본 3국 문화차관이 14일 일본 도쿄 이이노홀에서 열린 '한중일 문화 교류의 해 개막식' 행사에서 문화 교류의 해 로고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가오정 중국 문화여유부 부부장, 노나카 아쓰시 일본 문부과학성 차관, 용호성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이희섭 한중일3국협력사무국(TSC) 사무총장. 도쿄=류호 특파원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보름 만에 다시 만났다. 한중일 3국은 올해와 내년을 교류 확대를 위한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관계 강화를 모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한중일이 부쩍 거리를 좁히고 있는데, 관세 정책 등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외교·경제 정책을 고려한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중일 3국은 14일 일본 도쿄 이이노홀에서 '한중일 문화 교류의 해 개막식'을 개최했다. 용호성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가오정 중국 문화여유부 부부장, 노나카 아쓰시 일본 문부과학성 차관이 각국 정부 대표 인사로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한중일 정상이 지난해 5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2025, 2026년을 3국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하기로 합의해 개최됐다. 노나카 차관은 "문화 교류의 해는 문화는 물론 여러 분야의 3국 협력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은 한 달 사이 세 차례나 만났다. 지난달 22일 도쿄에서 제11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에서 제13차 한중일 경제통상장관 회의를 열었다. 2023년 11월에 개최한 제10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4년 만에 열린 것과 비교하면 3국 관계가 올해 들어 한층 가까워진 것이다.

안덕근(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3차 한중일 경제통상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장관, 안 장관, 왕 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 왕태석 선임기자


한중일의 최근 밀착은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 나라가 고위급 회의를 잇따라 연 시점이 공교롭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부과한 시기와 비슷하다. 이번 문화 교류의 해 개막식은 문화 관련 행사지만 실무 준비와 협의는 각국 외교부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외교부가 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맞서 자유무역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대비된다. 앞서 열린 외교장관·경제통상장관 회의에서 모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논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가오정 부부장은 "지금 세계는 유례없이 불안정한 요소가 늘고 있다"며 "3국 정부는 각계각층에 대한 지도와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3국의 잦은 만남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어서다.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을 비판하며 "한중일 경제통상 장관들이 악수한 건 충격적인 장면"이라며 "그들(한중일)이 우리에 대항해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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