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67.9% 국내 제조사, 미국서 '대박'난 비결은?

입력
수정2025.04.14. 오후 5:12
기사원문
민지혜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산업용 변압기 제조사 IEN한창
지난해 미국서 2252억원 매출 기록
영업이익 1530억원으로 이익률 67.9% 달해

데이터센터, 태양광 발전소에 직접 판매
"3년 내 미국 발전소 시장 진출하고
2030년 2조2000억원어치 생산하는 게 목표"
장연덕 IEN한창 대표가 부산 기장군 장안산업단지 내 본사에서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138㎸ LTC 리액터 타입 파워변압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민지혜 기자

변압기는 산업시설에서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필수품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선 안정성과 효율성 면에서 고품질의 변압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변압기 제조사 IEN한창이 공략한 것이 이 지점이다. 1975년부터 변압기를 생산하던 이 회사가 미국에 진출한 건 1998년. 창업주의 아들인 장연덕 대표가 미국으로 건너가 ‘맨땅에 헤딩’하며 판로를 개척했다. 데이터센터, 상업용 건물 등 일일이 고객사를 만나 1000여곳에 팔았다.

지난해 2252억원의 매출과 15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99%가 미국에서 나왔다. 장 대표는 수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선정한 올해 1분기 ‘한국을 빛낸 무역인상’을 받았다.

○'맞춤형 고품질' 변압기 생산

장 대표는 “변압기는 고품질은 기본이고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사양대로 맞춤 공급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며 “대기업이 1년 걸리는 걸 우리는 6개월 만에 만들 수 있는 데다 유지보수 등 서비스도 공을 들였기 때문에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형 변압기, 대형 변압기를 각각 전문으로 만드는 국내 회사는 많지만 그걸 전부 다 잘 만드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다”며 “전력 시스템 전체를 유지보수까지 안정적으로 제공하면서 미국 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30년 걸렸다”고 덧붙였다.

IEN한창이 주력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138kV(킬로볼트) 파워변압기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태양광 발전소, 산업용 전력시장 등에 주로 들어간다.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고객사에 판매하기 때문에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이 67.9%에 달한다. 최근엔 230kV 초고압 변압기 생산도 시작했다. 서비스는 345kV까지 가능하다. 장 대표는 “230kV 변압기 계약을 최근 미국서 맺었고 중남미 지역에도 곧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북미 변압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1억달러(약 25조8160억원)였고 2034년엔 371억달러(약 52조9157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 2조2000억원어치 생산

IEN한창이 꿈꾸는 건 ‘제조업 탈피’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는 있지만 변압기만 만들어서는 미래 성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장 대표는 “10년 전부터 미국 발전소 사업 진출을 위해 부지 검토, 관련 회사와의 협업 등을 차근차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목표는 3년 내 미국에 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이를 위해 케이블, 스위치 등 발전소에 필요한 전문기업들과 협업도 맺었다.

장 대표는 “변압기의 수명은 보통 25년이지만 발전소는 한 번 지으면 50년은 간다”며 “향후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등 호재는 많기 때문에 발전소 전문기업으로 도약해 100년 가는 회사로 키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장연덕 IEN한창 대표가 부산 기장군 장안산업단지 내 본사에서 변압기 내 규소강판을 적층하는 자동화 기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민지혜 기자

변압기 생산시설도 확장한다. 오는 7월 베트남 하노이 공장이 완공되고 미국 내 공장 두 곳도 내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초고압 변압기 생산을 위해 1만9834㎡(약 6000평) 규모의 기장 공장도 증설한다.

장 대표는 “부산 3곳 공장에 해외까지 합치면 2030년까지 2조2000억원어치 변압기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엔지니어 등 전문 인력을 많이 고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나스닥 상장'이 창업주 꿈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묻자 장 대표는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이익률이 높은 우리 회사로서는 시간 싸움에서 유리하다”며 “게다가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고 현금보유액이 많아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예컨대 베트남에선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반제품 형태로 생산,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완성하는 식으로 운영한다는 얘기다. 한국에선 엔지니어링 위주로, 미국은 종합 서비스와 반제품의 조립 등으로 특화할 수도 있다.

IEN한창은 외부투자 없이 창업주와 장 대표 등 가족 지분 100%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공개(IPO) 계획에 대해 묻자 장 대표는 “부친인 회장님 꿈이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이라며 “발전소 사업을 시작한 뒤에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나스닥으로 갈 계획”이라고 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