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행 LTV·국고채 담합 제재 수위는…"정보 공개가 담합 부추겨"

하상렬 2025. 4.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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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담합 사건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재심의를 앞둔 가운데 기업 간 정보공개와 소통을 오히려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정보교환 관련 규제는 담합 억제와 시장 경쟁 촉진의 핵심 정책 수단으로 기업 간 정보 공유와 커뮤니케이션을 감시하고 제한해야 한다"며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기업 간 소통 제한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법적 장치와 감시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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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발주 연구용역 보고서
가격, 수요예측 등 투명한 정보공개가
기업 간 암묵적 담합 만들어
민감정보 등 공유 강력히 규제해야
공정거래위원회.(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담합 사건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재심의를 앞둔 가운데 기업 간 정보공개와 소통을 오히려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정위가 발주한 연구 용역 보고서 내용으로, 기업 간 소통을 규제로 제한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10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정보교환행위의 경쟁제한성 판단을 위한 경제분석 방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시장이 투명해질수록 담합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시장은 투명해졌지만, 기업이 가격 조정이나 판매량 변화 등 각자의 행동을 쉽게 감시해 암묵적으로 담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지난해 ‘정보교환행위의 경쟁제한성 판단을 위한 경제분석 방법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지난 2021년말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정보교환도 담합으로 제재할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 사건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경제분석으로 입증 논거를 탄탄하게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기업 간 정보교환은 시장 효율성을 일부 높일 수 있으나, 동시에 암묵적 담합을 촉진해 사회적 후생을 저해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봤다.

개별적인 정보교환과 집계 정보, 공개 정보 등이 암묵적 담합을 유발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구진은 권장소비자가격이 궁극적으로 거래 가격을 인상해 담합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고도 짚었다.

보고서는 전통적인 경쟁법 체계에서는 정보 담합을 입증하고, 규제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기준과 제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비용, 생산량, 수요 예측 등 민감 정보가 기업 사이 공유될 경우 강력히 규제해야 하고, 권장소비자가격이나 판매량 공시 등 특정 정보 공개 행위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별 기업 간 정보교환이 아니더라도 시장 전체 집계 정보가 담합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정보 공유 범위와 절차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봤다. 협회 등 중립기관 등을 통한 간접 정보교환에 대한 감시 체계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연구진은 “정보교환 관련 규제는 담합 억제와 시장 경쟁 촉진의 핵심 정책 수단으로 기업 간 정보 공유와 커뮤니케이션을 감시하고 제한해야 한다”며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기업 간 소통 제한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법적 장치와 감시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최근 정보교환 관련해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공정위 사건 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이 중 은행 LTV 정보 교환 담합 사건은 전원회의 재심의를 앞두고 있고, 증권사들의 국고채 입찰담합 사건은 공정위가 최근 심사보고서를 보내 업계 측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공정위 측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다양한 경제 모형을 분석해 과업 지시에 충실한 연구가 수행됐다”며 “다양한 이론과 실증적 분석에 근거한 분석자료를 분석해 향후 사건 심사와 제도개선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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