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교별·지역별 합격자 정보, 서울대 “앞으로 공개 안한다”
고교 서열화 조장 막으려 결정
학부모들 사교육 기관 의존 우려
서울대가 20년 넘게 국회를 통해 공개해온 고교별 합격자 수와 시군구별 합격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스스로 대학 진학 현황을 공개하는 일부 학교를 제외하곤 서울대에 몇 명 보냈는지 학부모가 공식적으로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서울대 측은 “고교 서열화를 조장해 공개 안 한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이 사교육 기관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는 서 의원실이 요청한 고교별, 지역별 합격자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는 걸 거부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고교) 서열화 조장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올해부터는 고교·지역별 합격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는 2000년대 초부터 국회 제출 방식으로 합격자의 고교·지역별 정보를 공개해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고교별 합격자 수 자료는 제출하지 않고 시군구별 합격자 수만 제출했는데, 올해는 아예 시군구별 자료도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간 교육계에선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공개로 학교들이 서울대 보내기에만 매달리고 인성 교육엔 신경 쓰지 않는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서열화한다”는 반대 의견들이 있었다.
하지만 유명 대학 진학에 대한 학생들의 열망은 여전한 상황에서 구체적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사교육 의존이 더 심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교육 기관들은 고등학교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대학 진학자 수 자료를 확보해 활용해 왔다.
현재 학부모들이 정보 공개 사이트 ‘학교알리미’를 통해 고교별로 과목별 내신 평균과 성취도 분포 비율, 대학 진학률 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신 시험은 학교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에 학교 수준을 알 수 있는 데이터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학교알리미에는 어느 대학에 몇 명씩 갔는지도 안 나온다.
진로 전문 연구소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고교별로 어느 대학에 몇 명씩 보냈는지 정보가 없으니 학생들은 학원 가서 물어보게 된다”면서 “학생들마다 목표하는 대학이 다른 만큼, 서울대뿐 아니라 모든 대학 진학 정보를 공개해야 학생들의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위해 교육청 차원에서 대학 진학 현황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강원교육청은 2022년부터 교육청 차원에서 도내 고등학교의 대학 진학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는 수험생 9765명 가운데 서울대 34명, 의학 계열(의대, 치대, 한의대 등) 105명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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