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내려야” 탄핵 경고한 이재명…한동훈 “막 나가는 민주당”

이혜영 기자 2024. 10. 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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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선 앞두고 여야 당대표 유세 총력전
韓 “정치 놀음, 야합” vs 李 “정부 정신 못차려”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당대표와 지도부가 총력 유세전을 펼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유세 현장에서 '탄핵'을 암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고 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 향한 韓 "야권, 지역 선거에서 정치 놀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5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탄핵을 경고한 이 대표를 향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를 앞장세워서 선거의 판을 정쟁의 장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직격했다.

한 대표는 "여기서 중앙정치의 문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막 나가는 행태를 마구 비판할 수 있지만 이 선거는 그런 선거가 아니다"며 "여러분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결정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한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금정구청장 보선에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합의한 것을 '야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민주당과 혁신당은 금정의 삶을 개선하려는 이 지역 선거에서 정치 놀음을 하고 있다"며 "중앙정치에서나 하던 정치적 야합을 위해서 단일화 쇼를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한 대표는 서범수 사무총장 및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함께 금정구 시내를 돌며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 대표가 윤 후보 지원을 위해 부산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 대표는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침례병원 정상화를 위한 전폭적 지원도 약속했다. 동부산권의 대표적인 종합병원이었던 침례병원은 경영 악화로 2017년 폐업 후 방치돼있다가 2022년 부산시가 병원 부지를 매입하기로 하면서 공공병원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강화 찾은 李 "정신 못차리는 정권 2차 심판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를 찾아 강화군수 재선거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경고하며 이번 선거를 통해 분노한 민심을 전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말해도 안 되면 징치(징계하여 다스림)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며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대의 정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을 위해 일하라고 월급을 주고 권력을 맡겼는데 여러분을 위해 (권력을) 쓰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배를 채우고 범죄를 숨기고,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데 쓰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직접 '대통령 탄핵'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도중에라도 끌어내려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비춰 탄핵 시나리오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이번 재보선의 성격을 2차 정권 심판으로 규정했다. 그는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했지만, 정권이 정신을 못 차리니 이번에 2차 정권 심판을 확실하게 해달라"고 했다.

강화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한연희 후보 지지를 호소한 이 대표는 "강화 군민 여러분이 전 국민을 대신해 정권에 2차 경고를 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한 명의 군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며 "여러분의 한 표에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위대한 결단이 들어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강화 평화 전망대에서 가진 한 후보와의 정책 협약식에선 강화 주민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점을 겨냥해 "당근은 버리고 오로지 채찍으로만, 강경일변도로만 간다고 해서 세상일이 해결되나. 가장 바보 같은 짓"이라고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강화군이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 온 점을 의식하며 "자녀가 아무리 귀엽고 예뻐도 야단을 쳐야 정신을 차린다. 국민과 주권자를 무서워하도록 가끔은 경쟁시키고 책임을 물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일을 못 하면 선거 전이라도 끌어내려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대통령에 극언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혜란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의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반헌법적 도전"이라며 "대의민주주의하에서 선거도 통하지 않고 그냥 끌어내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표는) 혹시 본인의 사법 리스크, 즉 법에 의한 유죄판결이 두려운 나머지 거짓 선동을 해서라도 실력행사를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강화군수 선거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이지, 야당 대표의 방탄을 위한 연막탄이 아니다. 재보선을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키지 말기를 엄중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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